# 내게 필요했던건 시간이 아니라 여유였는 지도 몰른다. 복학 이후로 매일매일 조여오는 가슴 속에, 아무리 충분한 주말 시간이 주어져도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취업생각에, 동아리 생각에, 늦게 일어나는걸 감안하더라도 한참 심해진 불면증과 주말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마음만 동동 시간만 보냈던걸 보면,,,
어쩌면 80은 갖을 수 있는데, 기왕이면 100을 갖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 집에서 나와 피난처로 향했다. 도착해서도 조급증은 가시질 않았다. 세 시간 동안 다섯 권의 책을 훑어보곤 이내 지쳤다.
읽고 싶었던 책이 있었는데, 제목도 작가도 기억나질 않았다. 명량히어로에서 이영은이 추천한 책이었는데, 여행과 관한 책이었고, 소개된 한 구절이 무척이나 가슴에 와 닿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 옆으로 넓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마치 바다처럼. 넌 지금 이 여행을 통해서 옆으로 넓어지고 있는 거야.
이걸 점원에게 설명하기도 참 뻘쭘한 그림이고, 헤메다가 한참을 다른 작가의 여행기를 훑어 보기도 하고, 이내 포기하고 나오려는데, 베스트 셀러 진열장에 얄밉게도 놓여 있더라.
할리스에 가서 진한(?) 아메리카노를 시켜 2층 구석으로 숨었다. 그리곤 커피를 마시는 속도 보다도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내 지난 6개월간의 네덜란드와 유럽 생활을 더듬어 가며 공감을 했다. '쵸코우유'란 글은 정말이지 경험해 보지 않고는 공감하지 못하리라.
공감뿐 아니라 선망도 함께했다. 내가 여행한 동안엔 남긴 것이 아무도 없다. 그저 하나 하나 버리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심지어는 터키에서 내내 찍었던 사진도 버스에 놓아두고 내렸으니...
다음 번엔 꼭 기록하리라. 사진과 함께 글재주는 모자라지만 이 책처럼 엮어보고 싶다. 이 분 만큼 솔직한 글 쓰기가 하고 싶다.
당장은 시간이 나질 않겠지만, 그리고 지금은 감상에 젖기엔 너무 사치러운 시기이기도 하고, 에고고고고.
넌 계속 태평양 해라. 난 네 옆에 가면 안되는 대서양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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